새 증권사 CEO '리스크관리 전문가' 약진

입력 2023-12-21 17:59   수정 2023-12-22 01:33

올 연말 국내 증권사 사장단 인사에서 리스크와 재무 관리 경험을 쌓은 전문가가 잇달아 중용되고 있다. 그간 투자와 영업 중심이던 증권업 경영의 무게추가 조직과 리스크 관리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스펙트럼이 다양했던 출신 대학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중심으로 좁혀진 것도 올해 두드러진 특징이다.
○10대 증권사 중 6곳 교체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 국내 10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 중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곳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6곳이다.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교체 가능성이 열려 있다.

5년 이상 장기 집권해 온 증권사 수장이 대거 바뀌는 것은 올해 유난히 많이 터진 금융 사고, 투자 손실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이로 인해 새로 선임된 CEO는 대부분 조직과 리스크 관리 경험이 많다.

메리츠금융지주에서 리스크관리 부문을 이끌어온 온 장원재 메리츠증권 사장이 대표적이다. 장 사장은 전 직장인 삼성증권에서 최고리스크책임관리자(CRO)를 지내다 메리츠금융그룹으로 스카우트됐다. 본업은 투자와 운용 경력인데, 리스크 관리에서 능력을 더 입증받았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인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은 삼성 금융그룹의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채권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이례적으로 그룹 재무팀에 발탁된 뒤 보험·증권·카드사업 전략을 두루 살폈다. 2017년 미전실이 해체된 이후 금융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삼성 금융계열사의 시너지를 도모했다. 키움증권의 새로운 수장이 된 엄주성 대표도 고유자산운용(PI)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겨 곳간지기 역할을 맡아 왔다. 조직 관리 능력이 탁월해 윗사람뿐 아니라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
○SKY 출신 강세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969년생(54세)으로 10대 증권사 CEO 중 가장 어린데도 증권사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 성과를 낸 후 리테일, 전략기획 등 부문에서도 경영 능력을 입증받았다.

KB증권은 직무정지 징계를 받고 물러난 박정림 사장 후임으로 자산관리(WM) 전문가인 이홍구 대표를 선임했다. 내부 출신을 승진시키고, IB 부문은 기존 김성현 대표를 유임시켜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번 세대교체로 증권사 수장들의 연령은 젊어졌다. 10대 증권사 CEO 중 교체된 6명(김미섭, 장원재, 박종문, 엄주성, 이홍구, 김성환)의 평균 연령은 56세다. 직전 대표 평균 연령(59.3세)보다 세 살가량 젊어졌다. 1965~1969년 출생으로 1980년대 후반 대학에 입학해 1987년 6월 항쟁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경험했다. 그동안 장기 집권한 ‘82학번’ 세대 밑에서 오랜 기간 2인자 역할을 해 왔다.

대학별로 보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이 부상했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서울대 수학과 출신이다. 연세대 출신으로는 박종문, 엄주성 사장이 있다. 고려대 출신은 김성환, 이홍구 사장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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